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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창메탈(주) - 선박용 MBS 세계 시장 60% 장악(메인베어링서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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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0-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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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출처: 주간조선 [2137호] 2010.12.27 머니&비즈

▲ 대창메탈 박정호 회장이 출하 전 검사를 앞두고 있는 선박용 주물 가운데 서 있다.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주물(鑄物)은 밭에서 고구마를 캐는 것과 똑같습니다.” 
대창메탈 박정호(64) 회장은 주물 제조업을 고구마 농사에 비유해 설명했다. 박 회장은 1970년부터 40년간 쇳물과 함께 살아온 선박용 주물업계의 산증인이다. 박 회장은 쇳조각을 만지작거리며 “주물은 응고 속도에 따라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모래더미 속에서 물건을 꺼내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이 이끄는 대창메탈은 국내 주물업계의 대표 기업이다. 부산 다대동과 울산 울주군에 공장을 둔 대창메탈은 1953년 창업한 후 뜨거운 쇳물을 이용해 선박과 자동차에 들어가는 각종 주물을 만들어 왔다. 지난 12월 21일 KTX 울산역에서 차로 5분가량 떨어진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산비탈에 자리한 대창메탈 제2공장을 찾았다.

용해동에서는 대형 크레인에 달린 둥근 자석이 쇳조각들을 들어올려 30t급 전기유도로 속에 집어넣고 있었다. 쇳조각이 섭씨 1600도인 전기로 속에 들어가자 뜨거운 김을 모락모락 뿜어냈다. 대창메탈 홍보를 담당하는 김훈 차장은 “전기요금 때문에 오후 7시 이후에나 전기유도로를 가동하는데 생산 물량이 많아 낮에도 작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쇳물통 앞에 놓인 주조틀에는 검게 변한 모래가 가득 담겨있었다. 검은 모래 군데군데서는 불꽃과 함께 하얀 수증기가 모락모락 솟아올랐다. 모래더미 속 형틀에 들어간 쇳물은 대략 3~4일 후에 주조품으로 형태가 굳어진다. 서서히 식히는 것이 주조물의 품질을 결정하는 관건이다. 주조물의 크기와 두께에 따라 길게는 15일까지 식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피스톤 왕복운동 견뎌내야



공장 한쪽에서는 모래더미 속에서 캐낸 주조물의 표면을 매끄럽게 가다듬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용접마스크를 착용한 용접공들이 양손에 각각 용접기와 산소주입기를 들고 주물 표면에 들러붙은 쇳조각들을 일일이 떼냈다. 용접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이후 연마재를 사용해 그라인더로 표면을 갈아내니 주물에서 눈부신 은색 빛이 나타났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선박엔진용 MBS(메인 베어링 서포트)다. MBS는 실린더 내 격렬한 피스톤 운동으로 흔들릴 수 있는 엔진을 붙잡아 주는 부품이다. 이진규 공장장은 “MBS는 실린더(기통) 안에서 폭발이 만들어내는 피스톤의 왕복운동을 견뎌야 한다”며 “튼튼한 MBS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MBS에 미세한 균열이 생길 경우 선박엔진 전체가 멈춰설 수도 있다.

대창메탈은 전세계 선박에 들어가는 MBS의 60%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대창메탈이 생산한 MBS는 2006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지정한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STX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소는 물론 두산엔진 등 선박엔진 제조업체에 MBS와 각종 선박용 주물품을 납품하고 있다.

미쓰이, 가와사키, 미쓰비시, 히타치 같은 일본 업체도 대창메탈에서 만든 각종 주조품을 앞다퉈 사간다. 그 결과 대창메탈은 지난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한국거래소(KRX)가 선정한 ‘히든 챔피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직원 수 160여명의 대창메탈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749억원. 영업이익은 139억원에 달한다.<그래프 참조>


부산고 야구선수 출신

박정호 회장은 대창메탈의 전신인 대창주철공업을 창업한 고(故) 박용구 회장의 아들이다.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화공과를 나온 박정호 회장은 1970년 대창주철공업(대창메탈의 전신)에서 일을 시작, 1977년 대표이사가 됐다.

지난 12월 21일 대창메탈 울주공장 2층 회장실에서 마주 앉은 박 회장은 고교시절 투수로 활약했다고 했다. 곧게 펴진 상체와 떡 벌어진 어깨가 인상적이었다. 추신수·장원삼 선수 등이 박 회장의 부산고 후배다. 그는 억센 부산 억양으로 “삽으로 모래를 퍼서 주조틀에 채우는 일부터, 그라인더로 쇠를 가는 일까지 안 해본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선친은 한국전쟁 끝 무렵인 1953년 부산 영도에서 대창메탈의 전신인 대창주철공업을 세웠다.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가 있던 부산 영도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선박 수리의 메카였다. 어선은 물론 원양어선까지 모두 영도에서 수리를 받았다. 선박 수리에 크고작은 주물품이 많이 필요한 터라 대창메탈도 커나가기 시작했다.

1970년 대학 졸업 직후 대창주철공업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박 회장은 소형 주물보다 덩치가 훨씬 큰 대형 선박용 주물품에 주목했다. 마침 1970년대는 국내 조선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던 시기였다. 이후 박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 최초로 선박엔진용 MBS를 생산해내며 대창메탈을 선박기자재 전문 주물업체로 한 단계 도약시켰다.


세라믹 모래 도입 등 신기술



▲ 주물의 표면을 다듬는 작업이 한창이다.
위기에 부딪히기도 했다. 1970년대는 두 차례의 오일쇼크를 넘겨야 했다. 1990년대 초반에도 일시적으로 위기를 맞았다. 광양제철소 조성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주물업체들이 설비공급 과잉에 따른 일시적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대창메탈은 1980년대 후반 MBS를 내세워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이후 조선업 활황에 올라타며 본격적으로 세를 불렸다.

기술개발은 대창메탈 성장의 원동력이다. 지난 2004년부터 주조틀을 채울 때 사용하고 있는 세라믹 인공 모래가 대표적이다. 표면이 둥글둥글한 세라믹 모래는 표면이 거친 일반 모래에 비해 매끈한 주조물을 만들기가 쉽다. 이진규 울주공장장은 “주조물의 표면이 매끈하면 주조물 표면을 일일이 다듬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품질과 납기관리 능력은 대창메탈의 경쟁력이다. 삼영엠텍 등 국내 몇몇 경쟁사가 있지만 시장점유율에서 대창메탈은 압도적이다. “쇳조각을 녹이는 것부터 주조물을 만들어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작업까지 한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품질은 물론 납기일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현재 중국 진출은 계획 없어”

대창메탈을 종합소재 전문회사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박 회장의 목표다. 대창메탈은 MBS에 지나치게 치우친 매출 비중을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83%에 달하는 선박 내연기관 구조재의 매출 비중은 2010년 현재 60%까지 내려갔다. 대신 대창메탈은 고부가가치 플랜트의 매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대창메탈은 지난해 문을 연 울주공장에서 선박용 주물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가는 다이어프램(격리용 판), 심지어 MRI(자기공명영상장치)를 덮는 원통형 주물까지 만들어 낸다. MRI용 주물은 일본 히타치 메디컬에서 주문해 간다. 지금도 원자력발전소 주조물을 비롯해 MRI에 쓰이는 주조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창메탈은 최근 한국을 꺾고 세계 1위에 등극한 중국의 주요 선사에도 MBS를 공급 중이다. 대창메탈은 다른 업체와 달리 중국 진출 계획은 없다고 한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우후죽순 중국으로 몰려가자 박 회장 역시 중국 진출을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 회장은 세 가지 이유에서 중국 진출을 단념했다.

“국내 산업이 해외로 나가려면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가격경쟁력, 품질, 납기 관리입니다. 저는 ‘중국에서는 이 세 가지 모두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전기료 같은 에너지 가격이 한국과 별 차이가 없었고, 둘째 성장시장이라 고철 확보가 쉽지 않았죠. 더욱이 부자재의 품질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박정호 회장은 “인건비도 고려했으나 중국에서 사업을 해도 현재 인건비의 3분의 1 이하로 내리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중국 진출을 접은 박 회장은 부산 다대동(제1공장)과 울주공장(제2공장)에 ‘올인’하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은 “향후에는 모르겠지만 이 같은 생각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조선업 위기론

“한국 조선업 위기는 착시현상에 불과”
“역량분산이 더 위험… 가지치기해야”


“40년간 사업을 해보니 위기는 10년에서 13년 주기로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조선업이 위기라고 하는데 왜 위기입니까. 지금도 조선 경기는 여전히 좋고, 우리는 일감을 최대한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지금 조선업이 위기로 보이는 것은 지난 수년간 조선업 경기가 비정상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보이는 착시현상에 불과합니다.”

박정호 대창메탈 회장은 ‘조선업 위기설(說)’ 대해서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그는 “조선업은 여전히 좋다”며 “‘(조선업이 위기라)카더라’는 설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조선소들이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엄살을 떨면서 가격(납품가)을 깎고 있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진정한 위기는 조선업 인력들이 분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수년의 조선업 활황기 동안 남해안 각지에 조선업체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국내 조선업의 인적 역량이 분산됐다는 것이다. 그는 “산업적으로 별로 기여하는 것은 없으면서 사람들만 빼내가는 통에 조선 인력 확보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더욱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품질 우위가 지속돼야 하는데 인적 역량이 분산될 경우 품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박 회장은 염려했다. 중국은 최근 조선 수주량에서 한국을 제쳤다. “전국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조선업을 장려한 데 책임이 있습니다. 1차적으로 금융권에도 문제가 있고요. 구조조정을 통해 제대로 가지치기를 해야 합니다.”